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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동기 사퇴요구 파장/ 창업공신 vs 신진 실세, 여권 파워게임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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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동기 사퇴요구 파장/ 창업공신 vs 신진 실세, 여권 파워게임 산물?

입력
2011.01.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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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촉구를 위해 여당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이재오 특임장관과 숙의했다(본보 11일자 3면 보도)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 안팎에서 해석이 분분하다.

여당의 반란은 기본적으로 민심을 반영한 것이지만 일부에서는"이번 사태를 집권 후반기 여권 파워 게임의 산물이라는 측면에서 볼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안 대표와 이 장관이 한편에 서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겨냥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 대표가 이 장관의 동의를 구하고 정 후보자 사퇴 촉구를 결행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당시 한 최고위원이 "정 후보자 사퇴 문제를 청와대와 조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안 대표가 "이 장관과 전화 통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지난 연말 인선 발표 때까지 정동기 감사원장 지명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다. 뒤늦게 발표 소식을 전해 듣고 "수석 비서관 출신을 감사원장에 지명해선 안 되는데…"라며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여당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고 인사를 주도한 임 실장에 대해 이 장관의 불만이 작지 않았으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특히 정 후보자와 임 실장이 경동고 3년 선후배란 사실은 여당 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낳게 했다. 이 즈음 정 후보자의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졌고 국민 여론도 부정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런 여론을 감지한 안 대표가 사퇴 촉구 총대를 멨고, 이 장관이 거들어 주는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한 계기가 되었을 뿐 그간 누적돼 온 여권 내 갈등과 불만이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시 말해 이번 사태가 권력투쟁의 한 양태라는 얘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정권의 주류'창업 공신' 이라고 볼 수 없는 임 실장이 집권 후반기 들어 상당한 파워와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대해 창업공신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태의 골격을 이명박 정권의 주주(株主)라 할 수 있는 친이계 실세 의원들과 지난해 7월 대통령실장으로 부임하면서 신(新)실세로 부상한 임 실장간의 파워게임으로 보는 감상법은 이러한 정황들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김무성 원내대표가 이날 "신중했어야 한다"며 오히려 안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임 실장 편에 섰다는 점도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와 한양대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지만 신실세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친이계 내부의 갈등이라면 앞으로의 파장과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시적으로는 봉합될 수는 있겠지만 근원이 존재하는 한 내부 갈등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오 장관은 이날 "특임장관으로서 정당 간부와 수시로 통화할 임무가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근거 없이 음모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파워 게임설을 일축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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