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중국 행사장에 모습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본격적인 재기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외신과 대우조선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7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과 중국 르린그룹 간 경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랴오닝신문이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에는 김 전 회장이 MOU 체결식에 참석해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 뒤편에 서서 박수를 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전 회장은 MOU 체결식에 앞서 대우조선 관계자들이 왕민 랴오닝성 서기 등 현지 간부들과 면담하는 자리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체결한 MOU는 두 기업이 30억 달러를 투자해 북한 접경 지역인 단둥(丹東)에 조선산업 기지를 건설하고, 풍력과 원자력, 에너지 개발 등으로 협력 영역을 넓히자는 내용이다. 대우조선 입장에서는 중국 진출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행사였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중국 정ㆍ재계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김 전 회장이 이번 MOU 체결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김 전 회장이 본격적인 재기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측은 "김 전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왕 서기가 그를 초청한 것일 뿐 대우조선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옛 대우 출신의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나이가 많아 본격적인 재기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풍부한 인맥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기업들에 대한 조언 등 중요한 역할을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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