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63ㆍ사진)가 집권하자마자 강도 높게 국정을 챙기며 87%의 경이로운 지지율로 임기를 마감한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섰다.
9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은 1일 취임 후 하루 평균 12시간씩 일하며 각료들과 잇따라 회의를 갖고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등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룰라 정부에서도 일했던 호세프의 한 측근은 “호세프 대통령은 업무 처리가 신속하고 문제가 있으면 악화되기 전에 해결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중앙은행의 환율방어 조치가 단적인 예. 호세프 대통령은 5일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을 불러 “환율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부가 상황이 개선되기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즉각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만테가 장관이 “중앙은행이 지난해부터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보고하자 호세프 대통령은 즉시 알레샨드리 톰비니 중앙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환율방어 조치를 취할 시점을 정하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중앙은행은 4월 4일부터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또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1964~1985년) 발생한 정치인 실종사건이 국가적 수치가 아니라고 말한 조제 엘리토 시케이라 국가안보보좌관을 강하게 질책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반정부조직에서 활동하다 1970년부터 3년간 수감돼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논쟁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문제와 관련, 만테가 장관이 “정부는 540헤알(약 320달러)을 넘는 최저임금 인상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자 “결정은 대통령이 한다”며 입단속을 시키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과거 수석장관 시절 습관 그대로 집무실에서 식사를 하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4일에는 점심식사 중이던 조제 에두아르도 카르도조 법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먹던 음식을 싸와 15분간만 나와 식사를 함께 하자”고 불러 카르도조 장관이 점심을 먹다 말고 달려왔다. 이 때문에 대통령 관저 직원들은 매일 호세프 대통령의 식사를 나르고 있으며, 각료나 측근, 대통령실 직원들이 식사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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