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간선거에서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 낙선운동을 벌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이번 총격사건으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페일린은 지난해 3월 건강보험 개혁법 통과 때 찬성표를 던진 기퍼즈 의원을 포함, 20명의 민주당 의원을 낙선 대상 '살생부'에 올리고, 이들의 지역구를 십자선 총기 과녁으로 표시한 미국 지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 후 기퍼즈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은 날아든 돌에 유리창이 깨지고 협박전화가 잇따랐다. 당시 기퍼즈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페일린의 타깃 리스트에 올라 있다"며 "사격 십자선으로 우리를 조준하고 있는데, 그런 행동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간 뉴욕 데일리 비스트가 9일 "페일린의 과녁지도가 애리조나의 불행을 조장했다"고 보도하는 등 미 언론들은 페일린의 선동적인 유세가 선거판의 폭력을 부르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페일린이 자신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극우이념으로 무장한 티파티 후보를 지원, 미국의 선거풍토를 분열적으로 만든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MSNBC 방송은 과격한 선동성 발언으로 비판받아온 빌 오렐리, 글렌 벡 등 보수우파 방송논객을 거론하며 "페일린은 자신이 조장한 폭력적인 정치환경을 씻어내지 못한다면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총격사건 후 페이스북에 고인의 가족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