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800살이 넘은 은행나무가 화마에 뒤덮일 뻔했다.
9일 오후 9시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수령 830년의 은행나무에 불이 나 나무 내부에 채워진 우레탄 소재의 충전물을 태우고 한 시간 만에 꺼졌다. 불은 연기를 뿜으며 충전물을 따라 번졌으나 은행나무 몸체에 옮겨 붙지는 않았다. 이 충전물은 나무의 수령이 오래돼 속이 텅 비면서 해충의 침입을 막기 위해 채워진 것이다.
10일 이 나무에 대해 정밀 조사를 벌인 구로소방서와 금천구는 “불이 붙은 충전물을 뜯어내 불을 껐기 때문에 나무 본체의 손상 정도는 심하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행인이 버린 담배꽁초가 나무 밑동 주변의 볏짚에 떨어져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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