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검증 공세 가열]"1억 월급 낙마 사안 아니다" 방어막임명동의안 본회의 표결 걱정 기류도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등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표정이 좋지 않다. 곤혹스러움 마저 느껴진다. 지난해 김태호 총리 후보자 등의 무더기 낙마 사태를 목도해야 했던 한나라당으로선 신년 벽두부터 또 하나의 시련과 맞닥뜨린 격이 됐다.
한나라당은 일단 보호막을 쳤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법무법인에서 월 1억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은 것에 대해선 "위법행위가 아닌데 급여를 많이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감사원장 부적격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는 방어 논리를 세웠다. 청문특위 한나라당 간사를 맡은 정진섭 의원은 9일 "참여정부 시절 대법관 후보자들의 전관예우도 문제가 됐지만 그냥 넘어갔다"며 "정 후보자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적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아직 낙마를 거론할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청문특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10일 첫 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썩 자신 있는 표정은 아니다. 한 초선 의원은 "청문회까지 일주일 넘게 남았는데 또 뭐가 터져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9일에도 야당이 정 후보자의 예금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한 당직자는 "야당이 매일 한 개씩 의혹을 들고 나오면 과연 정 후보자가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대통령 측근 인사가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원장에 임명하는 게 적절하느냐 하는 지적도 있다. 이러다 보니 벌써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걱정하는 의원들도 있다. 부정적 여론이 누적된 가운데 임명동의안 표결에 들어갈 경우 여당 일부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여권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 재선 의원은 "지금 분위기로 봐선 (정 후보자가 임명까지 갈 수 있는 확률이) 50대 50으로 보인다"며 "흘러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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