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NH농협 2010~11시즌 V리그 2라운드 현대캐피탈-대한항공전을 앞둔 천안 유관순체육관. 이번 시즌 최고의 빅매치답게 5,500석의 경기장에는 7,232명이 입장해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계단에 서서 경기를 관전하는 관중도 수천명에 이르렀고 곳곳에서 배구팬과 안내요원간 자리 문제로 목소리를 높일 정도로 경기장 열기는 뜨거웠다.
하지만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얼굴에는 근심이 묻어났다. 지난 6일 LIG손해보험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를 다친 외국인선수 소토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소토는 어제 훈련도 하지 못했다. 오늘 몸 상태를 보고 출전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문성민과 함께 현대캐피탈의 좌우 공격을 이끌고 있는 소토는 부상의 우려 속에선발로 나섰지만 1세트 초반 두차례 스파이크를 한 뒤 다리를 절기 시작했고, 김 감독은 1-4로 뒤진 상황에서 소토를 장영기로 교체했다. 해결사 한 명이 빠진 2위 현대캐피탈. 이번 시즌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1위 대한항공의 기세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에반(24점)과 김학민(12점)이 36점을 합작하는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을 3-0(25-16 25-21 25-19)으로 제압했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현대캐피탈을 꺾은 대한항공은 가장 먼저 10승(1패) 고지를 밟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시즌 4패째(8승)를 당하면서 선두 대한항공과의 승차가 2.5게임으로 벌어졌다.
에반은 백어택 12개, 서브 에이스 5개를 포함해 양팀 최다인 24점을 올리면서 펄펄 날았고, 김학민도 블로킹 2개를 잡아내면서 보조 공격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공격 성공률 33%에 12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소토 대신 투입된 장영기도 8점에 머물렀다.
1세트 8점을 뽑아낸 에반의 '원맨쇼'를 앞세워 기선을 제압한 대한항공은 2세트 20-19에서 에반의 서브 에이스와 이영택의 다이렉트 킬, 김학민의 오픈 공격으로 23-19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19-18까지 쫓겼지만 에반과 김학민이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자신들의 몫을 다해줬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는데 생각보다 손쉽게 이겼다"고 말했다.
천안=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