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테러 용의자들의 미국 내 이송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국방법안에 7일 서명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는 올해에도 이뤄지기 힘들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한 국방법안은 7,259억달러의 국방예산과 관련된 것으로,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미국 내 이송을 위한 재정 지출을 금지하고 제3국으로의 송환 비용도 엄격히 통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만 수용소 폐지 의지를 거듭 밝히기는 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군사작전에 필요한 예산확보의 중요성 때문에 법안에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관타나모 수용소에 관한 조항들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서명은 관타나모 수감자의 미국 내 이송에 대한 초당적 반대를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세워진 관타나모 수용소가 인권유린의 상징이라며 이를 폐지하겠다고 지난 대선 때 공약했으나, 수감자의 미국 내 이송과 제3국 송환에 대한 국내외 반발에 막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174명이 '적 전투원'이라는 이름으로 무기한 수감돼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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