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0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 축구의 아시아 정상 등극 교두보 마련을 위한 득점포를 조준한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전 1시15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11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바레인과 맞붙는다.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3위로 한국(40위) 보다 낮다.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9승4무2패로 한국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늦출 수는 없다. 지난 2007년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은 바레인에 1-2로 지며 8강 진출 무산 위기에 몰렸고, 2009년 친선경기에서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난적 호주와의 2차전(14일 오후 10시15분)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바레인전 승리가 절실하다.
역시 기대는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나설 박지성에게 쏠린다. 박지성은 9일 열린 바레인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결집된 팀 분위기에 대한 자신감을 밝히며 "부담 없이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바레인전 승리를 낙관했다.
박지성은"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열망이 대단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월드컵과 같은 자세로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박지성이 제시한 바레인전 승리의 키워드는 '즐거운 축구'다. 박지성은"편안한고 즐거운 분위기로 경기를 치른다면 실력을 다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즐겁게 경기를 하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가 꼭 필요로 할 때 '한방'을 터트려왔다. 지난해 그리스와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2-0)에서 추가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으며 16강으로 가는 길을 넓힌 것이 좋은 예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전에 없이 좋은 골 결정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박지성에 대한 기대치를 높인다. 박지성은 2010~11 시즌 6골을 터트리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후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일찌감치 갈아치웠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 월드컵 본선 최다 골(3) 기록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서는 아직까지 골 맛을 보지 못했다.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서 5경기, 2004년 중국 대회에서 3경기에 나섰지만 득점포가 불발했다. 한국 축구는 1988년 이후 아시안컵 본선 1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징크스를 지니고 있다. 박지성이 바레인전에서 득점포를 터트리면 한국 축구는 물론 박지성 개인의 '아시안컵 징크스'까지 깨뜨리는 셈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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