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함께 우리나라 노동계 양대산맥인 한국노총의 위원장 선거 후보 등록이 10일로 마감 예정인 상황에서 이번 선거가 대략 3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특히 후보 대부분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선거 이후 실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제23대 한국노총 임원선거 후보자 등록이 6일 시작되면서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들의 등록과 출정식이 잇따르고 있다.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한국노총 위원장 후보)-양병민 금융노조 위원장(사무총장 후보) 조는 6일 맨 먼저 후보 등록을 마쳤다. 김 후보조는 이날 출정식에서 “노조법 개정 과정에서 한국노총이 노동대중을 대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면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무조건 파기와 노조법 전면 재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및 비정규직관련법 개악 저지 ▦노동운동의 원칙과 이념 재정립 ▦사회연대의 틀 복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배정근 공공연맹 위원장 후보조도 같은 날 선거사무소 개소식 및 발대식을 가졌다. 문 후보 측은 “위기와 분열의 한국노총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고, 노동계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변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 역시 정책연대를 무조건적으로 파기하는 한편, ▦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 임원 임기 중 정계 불출마 선언 ▦노총 상임 집행부 임기 중 중간평가 실시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달 말 우리은행에 사표를 제출한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도 한광호 화학노련 위원장을 사무총장 파트너로 해 선거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들은 마감 당일인 10일 후보조로 등록하고 11일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미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이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를 위해 한국노총 중부일반노조 소속 조합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후보 역시 정책연대 파기와 노조법 전면 재개정 등을 담은 공약을 내걸 전망이다.
노동계에서는 현재로선 유력 후보를 점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선거전이 아직 시작되지 않는 데다 한국노총 선거는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초기에 지지기반이 쉽사리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선거인단은 2,760여명으로 금융노조, 금속노련, 자동차노련 등이 최대조직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등의 변수도 있기 때문에 누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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