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0) 전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전 부회장은 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를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의사를 피력했다. 6일 AFC 총회에서 FIFA 부회장 5선에 실패한 정 전 부회장은 이날 급히 귀국했다.
정 전 부회장은 "FIFA 회장 선거가 경쟁체제로 치러져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벌써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면 블래터 회장이 너무 좋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오는 6월 열리는 FIFA 총회에서 회장 재선에 도전할 예정이다. 정 전 부회장의 발언은 전날 FIFA 부회장 5선에 실패한 뒤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로 풀이된다.
정 전 부회장은 "이번 AFC 총회가 열리기 전 국제축구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블래터 회장에게 대항할 인물은 정몽준 밖에 없으니 출마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블래터 FIFA 회장이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를 지지했다는 증거가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6일 '블래터 회장이 정몽준을 집행위원회에서 밀어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 정 전 부회장의 5선 실패 배후에 블래터 회장이 있었음을 꼬집었다.
신문은 정 전 부회장의 패배가 다가올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전 부회장이 2002년 FIFA 회장 선거 당시 블래터 회장의 공금 유용을 문제 삼았고, 어떤 집행위원들보다 FIFA 비판에 큰 목소리를 냈으며 작년 10월 FIFA 회장 경선과 관련 "최고위직에도 경쟁이 필요하다. FIFA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등의 발언이 '괘씸죄'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축구전문지 월드풋볼 인사이더 역시 "블래터의 지지를 등에 업은 후세인 왕자가 정몽준을 눌렀다"고 보도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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