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사임 압력을 거부한 채 오히려 영국과 캐나다 대사를 추방한다고 6일 발표했다. 영국과 캐나다가 자신이 임명한 대사들을 거부한 데 대한 보복 성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바그보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호혜 외교 원칙에 따라 코트디부아르 주재 영국 및 캐나다 대사에 대한 불신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다만 대사들이 철수할 때까지 외교 특권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영국과 캐나다는 그바그보 정부의 결정은 더 이상 효력이 없다며 외교관 철수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영국과 캐나다는 지난 달 말 그바그보 대통령 측 외교관에 대한 신임을 중단하고, 국제적으로 대선 승리를 공인받은 알라산 와타라 측이 임명한 외교관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역시 와타라 측 외교관만 인정하기로 결의했다.
보다 강경하게 연일 무력 개입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다 와타라는 이날도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예 특수 부대를 투입해 그바그보 축출 작전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이날 그바그보와 그의 부인, 정권 핵심 인사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내 개인ㆍ기업과 그바그보 정권 간 모든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dpa통신은 미 재무부가 이를 발표하면서 그바그보를 전임 대통령으로 호칭했다고 전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효력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바그보는 지난해 11월 28일 대선 결선 투표에서 패배한 뒤에도 군부 등과 결탁해 권력 이양을 거부했다. 이후 유혈 폭력사태가 이어지면서 최소 210명이 숨졌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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