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26ㆍ222㎝ 145㎏ㆍKCC)과 나이젤 딕슨(31ㆍ205㎝ 160㎏ㆍ삼성)은 자유투만 얻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던져도 잘 안 들어가기 때문이다.
7일 현재 하승진의 자유투 성공률은 57.72%, 딕슨은 48%. 전자랜드 문태종의 3점슛 성공률(1위)이 47.01%이다. 자유투는 림에서 4.225m 떨어진 곳에서 던지지만 3점슛은 그보다 2m50㎝나 먼 6.75m 밖에서 쏴야 한다.
하승진과 딕슨에게 공을 백보드에 원 바운드시키는 뱅크슛 자유투는 '궁여지책'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6일 경기에서 하승진은 자유투 15개 중 5개, 딕슨은 7개 중 3개밖에 못 넣었다. 두 거인에게 자유투는 엄청난 스트레스다.
슛에 스핀이 많이 걸려서 뱅크슛 자유투
'전자슈터' 고(故) 김현준은 뱅크슛의 원조다. 그는 자유투는 물론이고 3점슛도 뱅크슛으로 넣었다. 김현준의 광신상고-연세대 11년 후배 '람보슈터' 문경은(SK 코치)도 뱅크슛 자유투로 유명하다. 문경은은 평소에는 '일반슛'을 던졌지만 자유투를 얻으면 뱅크슛을 택했다.
문경은은 "슛에 스핀이 많이 걸리다 보니 뱅크슛 자유투를 던졌다. 현준이 형의 권유로 뱅크슛 자유투를 시도했다가 한때 중단했지만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조언에 따라 다시 뱅크슛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왜 뱅크슛 자유투인가
하승진이 자유투 라인에 서면 림은 거의 일직선으로 보인다. 적당한 포물선을 만들기 위해 뱅크슛 자유투를 던지는 것이다. 하승진은 연습 때 자유투만 200개 이상 던진다. 딕슨은 연습 때 미들슛은 포기한 채 자유투에만 매달린다. 그럼에도 딕슨의 자유투는 허공만 가를 때가 많다. 백보드라도 맞히는 게 허공을 가르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뱅크슛 자유투를 던진다.
힘 조절이 뱅크슛 자유투의 관건
하승진의 자유투에는 힘이 넘친다. 때문에 직선에 가깝게 날아간 공은 백보드에 원 바운드된 뒤 림을 맞고 튀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문경은은 "림 뒤쪽 네모에 맞히는 것까지는 좋은데 공에 너무 힘이 실린다. 포물선을 그리도록 던지되, 네모에 맞을 때는 힘이 좀 떨어져야 한다. 적당한 힘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조건 들어간다는 마음을 갖고 던져라
문경은은 "생각이 많으면 안 된다. '무조건 들어간다'는 확신을 갖고 편하게 던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한 명의 '자유투의 달인' 추승균(KCC)은 "경기 중에는 격렬하게 움직이다 갑자기 멈춰서 자유투를 던진다. 따라서 연습 때도 실전과 똑같이 할 필요가 있다"며 "호흡 조절이 중요하기 때문에 심판한테 공을 받으면 바닥에 세 번만 튕긴 뒤 림 뒤쪽을 보고 던진다"고 자유투의 비결을 공개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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