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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100m 스타' 서말구씨 뇌출혈 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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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100m 스타' 서말구씨 뇌출혈 투병

입력
2011.01.0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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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9월9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린 멕시코 멕시코시티. 키 182.5cm 몸무게 77kg, 다부진 체구의 한 대학생이 육상 100㎙ 경기에서 10초34로 내달려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지난해 6월7일 대구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 김국영(20)이 10초31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때까지 무려 31년 간 우리나라 육상인들에게는 난공불락의 벽이었다.

이 대기록의 주인공인 서말구(55)씨가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 중인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씨는 지난해 12월23일 뇌출혈로 쓰러져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병세가 점차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는 “평소 혈압이 약간 있다는 건 알았지만, 트랙을 힘차게 내달리던 강한 분이 쓰러졌다는 말을 듣고 크게 놀랐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체육계 인사들이 서씨의 투병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시도했으나 병세가 좋지 않고, 가족들이 외부 노출을 피해 면회는 되지 않는 상태다. 이재홍 대한육상연맹 필드기술위원장은 “서 선배가 평소 자존감이 높은 분이어서 가족들이 배려 차원에서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육상 단거리의 산 증인이다. 국가대표를 거쳐 2009년에는 대한육상연맹 대표코치도 지냈다. 연맹 사무처 관계자는 “그는 늘 후배 선수들에게 ‘단거리를 잘해야 다른 것도 잘한다’고 강조했다”며 “그가 국내 육상 단거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 전 코치는 훈련 역시 단시간에 성과를 확인하고 싶어했던 타고난 ‘승부사’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교 1학년 때 학교 체력검정에서 100㎙를 12초1에 주파해 전교 1등을 차지하면서 뒤늦게 육상에 입문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훈련을 받아왔던 타 선수들과 비교할 때 일종의 반란이었던 셈이다.

동아대 체육학과에 진학한 그는 학생 신분으로 한국신기록까지 세웠으나,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이 끊어져 대수술을 받았고 끝내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그는 은퇴 후 동아대 육상코치를 잠시 지내다 1984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주루코치로 변신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1987년 해군사관학교 체육학과 교수로 임용돼 2008년까지 후학 양성에 힘썼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한국신기록이 깨지자 ‘한국 육상의 쾌거’라며 누구보다 뜨겁게 축하하고 기뻐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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