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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중] 이은결 마술사 '코엘료의 연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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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독서중] 이은결 마술사 '코엘료의 연금술사'

입력
2011.01.0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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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요즘 읽는 책은?

"고백하건대 저는 난독증이 있어요. 언어가 의미보다 활자 자체의 이미지로 다가오죠. 가뜩이나 읽는 속도도 느린데 정보를 줄만한 책 위주로 고르기 때문에 소설은 거의 못 읽어요. 하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책 한 권을 꼽으라면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를 댈 겁니다."

_왜 이 책을?

"제 꿈을 연금술사로 바꿔버렸어요. 농담이 아니에요. 처음 이 책을 읽은 건 2004년 큰 공연을 마치고 떠난 여행길에서였어요. 작가가 말하는 내용이 제가 갖고 있던 철학과 잘 맞았고, 특히 연금술사는 마술사를 뛰어넘는 것이라 흥미로웠죠. 마술사는 어떤 가능성을 보여 주기 위해 존재하지만 연금술사는 만물과 소통하는 사람이에요. 어딘가 정말 있을 것 같아요. 연금술사."

_이 책의 좋은 점은?

"<어린왕자> 를 읽으면 순수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잖아요. 이 책도 그래요.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죠. 긴 여행 끝에 주인공 산티아고는 보물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요. 여러분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지나가는 개미를 눈 여겨 본 적 있나요? 빠르게 변해 가는 시대에 주위를 둘러볼 여유조차 없으니 보물도 못 보는 것 아닐까요."

_인상적인 대목은?

"산티아고는 '만물은 순수한 생명으로부터 비롯되고, 그 생명은 그림이나 말로는 포착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계시를 통해 전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림과 말에 매혹돼 끊임없이 탐닉하다 결국 만물의 언어를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150쪽)라고 말해요. 마찬가지로 저는 우리가 기존 언어에 한눈이 팔려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컴퓨터 휴대폰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문자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됐죠. 하지만 표정이나 뉘앙스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어요. 기술의 발달은 사람들이 직접 대면할 기회를 줄여 더 많은 오해를 낳고 있어요."

_추천한다면?

"때묻은 어른들에게 권해요. 어린이가 읽기도 어렵지 않지만 그들은 글이 주는 재미에서 그칠 거예요. 어른들은 행간에 담긴 의미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겁니다."

<연금술사> (2001)는 세상을 두루 여행하기 위해 양치기가 된 청년이 자아를 찾아 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브라질 대표 작가의 세계적 베스트셀러다. 문학동네ㆍ278쪽ㆍ9,000원.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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