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 인근 고속도로 출구 앞에서 꾀죄죄한 차림으로 동냥을 하던 노숙자가 길을 지나던 지역언론과 인터뷰하는 장면이 유튜브에 올라 일약 유명인사가 됐다고 AP통신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테드 윌리엄스(53ㆍ사진).
동영상에는 '신이 주신 목소리를 지녔다'고 적은 종이를 들고 도로변에 서 있던 윌리엄스가 "목소리를 들려주면 1달러를 주겠다"는 방송사측의 제안을 받고 기다렸다는 듯 매혹적인 저음으로 방송 멘트를 유창하게 이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동영상이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전미미식축구연맹(NFL)의 전담 영상제작사가 녹음 제의를 했고, 프로농구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경기장 아나운서직을 제안해 2년간 정식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에는 그가 살 집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판 수전 보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된 윌리엄스의 전직은 뉴욕시 지역방송국 아나운서.하지만 1996년 술과 마약에 빠져 9명의 자녀마저 내팽개친 채 노숙자가 됐으며, 절도 등 경범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윌스엄스는 "2년 전부터 술과 마약을 끊고 갱생의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고, 그의 90세 노모 줄리아 윌리엄스는 "테드가 아침에 일어나 일터로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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