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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우리가 뛴다] <6> 1000m서 연일 기록 경신, 여고생 스프린터 김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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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우리가 뛴다] <6> 1000m서 연일 기록 경신, 여고생 스프린터 김현영

입력
2011.01.06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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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로 대표되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이단아가 나타났다. "빙판에만 서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는 김현영(17ㆍ서현고)은 탈 때마다 파란을 일으킨다. 스케이팅 자세가 좋은 것도 아니고, 하체 근력이 월등한 것도 아닌데 연일 기록 경신이다.

김현영은 5일 서울 공릉동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41회 회장배 전국남녀빙상경기대회 여자고등부 1,000m에서 1분19초63으로 1위에 올랐다. 여고부 대회신기록이자 여대부 종전 기록인 1분19초80도 경신했다. 2009년 이 대회에서 여대부 신기록을 쓴 밴쿠버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 이상화는 부상으로 빠졌다.

김현영은 앞선 지난달 20일 전국남녀스프린트빙상선수권대회에서 1분20초13으로 이상화(1분20초25)를 꺾었다. 빙속계를 발칵 뒤집은 김현영은 스프린트빙상선수권 종합 2위 자격으로 이달 중순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네덜란드 헤렌벤)에 나선다.

총소리 '탕'나면 본능으로 달려요

5일 경기 후 만난 김현영은 다리에 생긴 가래톳 탓에 절뚝거리면서도 이를 보였다. "아픈 거요? 출발 총소리 '탕'나면 본능으로 그냥 달리는 거죠. 아픈 것도 몰라요."

김현영은 기권을 고민하다 그래도 뛰었고, 빙속 입문 후 두 번째로 1분19초대를 찍었다. 개인 최고기록은 지난달 말 아시아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대회(중국 하얼빈)에서 세운 1분19초20이다. 그러나 김현영은 중국에서 세운 기록은 인정할 수 없단다. "하얼빈은 빙질이 훨씬 좋았어요. 여기(태릉)서 탄 기록만 인정할래요."

스키니진은 아쉽지만

빙속 입문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출신인 이모부 우희완씨의 손에 이끌려 얼음을 지치기 시작했다. 어머니 김명란(56)씨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 검도, 발레 등 안 시킨 게 없었는데 스피드스케이팅을 제일 좋아하더라"고 했다.

피겨는 "내 성격에 무슨 피겨"라면서 고개를 저었고, 쇼트트랙은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로 한국빙속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면서 마다한 김현영이다. 그는 "밴쿠버에서 언니, 오빠들이 금메달을 따면서 최초 꿈은 접었지만, 그땐 내가 괜히 다 뿌듯하더라"고 했다.

한창 외모에 신경 쓸 나이에 운동선수로서 고민은 없을까. 김현영은 "어디서 듣기로 철인3종, 마라톤에 이어 스케이트가 세 번째로 힘든 운동이라고 하더라. 스키니진도 입고 싶은데 점점 하체가 굵어져 슬프다"고 장난스럽게 입을 삐죽거렸다.

2014 소치올림픽 금메달? 비밀이에요

세계스프린트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김현영은 난생 처음 성인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다.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승훈과 모태범은 대표팀 막내 김현영을 '꼬맹이'라고 부른다. "3일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밥도 잘나오고 (이)상화언니도 자주 말 걸면서 챙겨주고요. 근데 정말 국가대표 언니, 오빠들은 사고 자체가 다르더라고요."

태극마크를 달았으니 꿈으로만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 목표를 구체화할 차례. 그러나 김현영은 손사래를 쳤다. "원대한 목표가 있긴 해요. 근데 좀더 잘 타면 얘기할래요. 저, 비밀 많은 여자랍니다." 김현영은 "1분20초를 유지하는 게 올해 목표였다. 그런데 덜컥 19초대를 타 버렸다. 이제는 19초대를 꾸준히 타는 게 목표가 됐다"고 했다.

500m와 1,000m를 뛰는 세계스프린트선수권 얘기를 꺼내니 대번에 입이 벌어진다. "와, 진짜 전 세계에서 온 강자들이랑…. 성적요? 꼴찌만 안 해도 다행이죠."

주위의 기대를 잔뜩 낮췄다가 단단히 일을 내는 게 김현영의 특기. '제2의 이상화' 김현영에게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 김현영은

●생년월일 1994년 10월19일

●체격조건 165㎝ 52㎏

●출신교 과천초-과천중-서현고

●빙속 입문 2004년 겨울

●주요경력 동계체전 2회 연속 3관왕(2009년 2월, 2010년 2월)

세계주니어선수권 종합 7위(2010년 3월)

세계주니어월드컵 아시아예선 500m 금ㆍ은메달, 1,000m 은메달(2010년 11월)

아시아 종목별대회 1,000m 은메달(2010년 12월)

전국남녀스프린트선수권 종합 2위(2010년 12월ㆍ성인 국가대표 발탁)

회장배 전국남녀대회 여자고등부 2관왕(2011년 1월)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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