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이 어제 사상 최대 규모의 새해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보다 18% 늘어난 4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채용 규모도 전년 대비 11% 늘려 사상 최대인 2만5,000명을 뽑기로 했다. 삼성에 앞서 LG그룹도 창립 이래 최대인 2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마켓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대표 그룹들의 이런 공격적인 투자 및 고용 확대 계획은 미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실업 해소라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새해 첫 화두로 '동반성장'을 제시한 지 이틀 만에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이 회장은 신년사에서 "(삼성은) 주주와 고객, 협력업체는 물론 우리의 모든 이웃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사회적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 확대는 우리 경제의 활력을 회복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초부터 물가 불안 등 악재가 불거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고무적이다. 아직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현대자동차 SK 등 다른 기업들도 투자 규모를 늘려 잡고 있다는 소식이어서 재계 전체의 투자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그간 경제성장의 과실을 독점해온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중소기업과의 상생 경영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삼성 LG 등의 대규모 투자 계획이 우리 사회에 동반성장 의식을 뿌리내리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하청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후려치기, 신기술 빼앗기 등 대기업의 고질적 횡포를 없애는 계기가 돼야 한다.
우리 기업들의 대대적 투자와 동반성장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기업들이 투자 및 고용 창출 계획을 차질 없이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와 투자 환경 개선 등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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