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에서 어시장은 보통명사가 아니라 고유명사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어시장답게 다양하고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어시장을 끼고 있는 오동동 일대에 복국거리, 아구찜 거리가 만들어져 있다. 점심시간에는 앉을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하는, 회와 생선국과 탕을 전문으로 하는 생선식당들이 즐비하다.
마산에 가 있는 날이면 나는 어시장 가까운 오동동에 숙소를 잡고 어시장 부근에서만 식사를 한다. 화요일에는 어시장의 역사가 만들어 낸 최고의 생선식당을 찾아서 순례하고, 수요일 아침에는 해장으로 복국을 먹는다. 그것이 어찌 나만의 식도락이겠는가. 당신도 어시장이나 오동동에서 어느 생선식당을 찾아가도 맛에는 절대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오동동은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로 시작하는 민요 오동동타령의 본적지다. 오동동을 모르는 친구들이 오동동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한다면, 나는 너희들이 진짜 오동동을 아느냐며 호통을 칠 것이다. 지난해 말 창동, 오동동, 노산동 등 마산의 원도심을 올해부터 10년간 장기계획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한다고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마산에서 듣기에 오동동은 예술인 마을을 만들고, 예술가의 창작공간을 꾸며 대여한다고 한다. 완성만 된다면 누구보다 먼저 내가 1번으로 입주신청서를 낼 것이다. 왜? 오동동이니까. 어시장이 있어 늘 인심 좋으니까. 인심 좋아 푸짐하니까.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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