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연말휴가를 마치고 4일 워싱턴으로 돌아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진 개편에 본격 착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지에서도 피트 라우스 임시 비서실장으로부터 인선과 관련한 보고를 수시로 받았으며, 비서실장 등 중요 포스트는 낙점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들은 이번 백악관 개편이 '일자리 창출'과 '민간출신 수혈'이라는 두 가지 큰 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비서실장에는 윌리엄 데일리 JP 모건 체이스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2000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상무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는 데일리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출신으로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는 오바마 선거캠프에서, 당선 뒤에는 대통령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한 '범 시카고 사단'의 일원이다. 7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5월 물러나는 리처드 데일리 시카고 시장이 그의 친형이다. 그의 집안은 데일리 시장이 89년부터 무려 22년째 시장으로 재직하고 있고, 아버지도 55~76년 21년 동안 시카고 시장을 지낸 시카고의 전설적인 정치명문가이다.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람 이매뉴얼 전 비서실장이 하원의원 출신의 정치인이었던 것과 달리 데일리 회장은 행정과 민간의 경험을 두루 갖춰 '경제 살리기'의 최적임자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지난해 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는 등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2009년 6월 이명박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때 이 대통령과 함께 한미 최고경영자(CEO) 만찬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한미 경제교류에도 관심이 깊다.
래리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후임으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제 참모를 지낸 진 스펄링 재무장관 보좌관이 거론되고 있다. 미 언론은 그를 "일 욕심이 엄청난 지칠 줄 모르는 정력의 소유자이며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의 금융 규제완화 조치 당시 백악관 참모로 일했고, 이후 골드만삭스와 헤지펀드에서 일한 경력 등을 들어 월스트리트와 지나치게 밀착돼 있는 인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밖에 내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프를 이끌기 위해 이달 시카고로 돌아가는 데이비드 액설로드 선임고문의 후임으로는 2008년 대선 오바마 선거 캠페인을 책임졌던 데이비드 플루프로 사실상 결정됐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선임보좌관으로 옮기거나, 백악관을 떠나 선거 캠프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의 후임으로는 제이 카니 부통령 대변인과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 등이 거론된다. 짐 메시나 비서실 부실장도 재선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 퇴진이 예상돼 이번 백악관 개편의 폭이 상당히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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