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 탈취사건 수사과정에서 경비보안업체의 허술한 보안시스템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금수송차의 현금을 직접 턴 주범 이모(28)씨는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유명 C경비보안업체의 직원이었다. 그는 절도 전과가 있었는데도 10여 년 전 이 회사에 버젓이 채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두 달 동안 이씨와 같이 범행을 모의한 공범 김모(28)씨는 현금을 빼앗긴 V경비보안업체 직원이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경비보안업체 직원들의 낮은 보안의식도 문제였다. 경비업체 근무수칙에도 밀폐 공간 등 안전지대가 아닐 경우 직원들이 동시에 차량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날 직원 3명은 거액이 실린 현금수송차를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세워두고도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 차량을 비웠다.
더구나 이 업체 직원들은 관행적으로 차량 윗부분에 금고 비밀번호를 적어놓았던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씨도 중학교 동창인 김씨로부터 이를 전해듣고 차량 천장에서 비밀번호를 찾는 장면이 폐쇄회로(CC) TV에 찍히기도 했다.
현금수송차 자체의 경보시스템도 미비했다. 범인이 운전석이나 조수석으로 침입할 경우에만 경보음이 울리도록 되어있고, 정작 돈을 싣고 내리는 옆 문에는 별도의 경보장치가 없어 이씨의 범행을 막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비보안업체가 전과자를 채용하는 것은 아예 본업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데도 채용과정이 너무 허술하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경비보안업체가 더욱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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