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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발생 가능성 높은 국제위기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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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발생 가능성 높은 국제위기 5가지

입력
2011.01.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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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럴당 100弗선 돌파… 유가쇼크의 재현?

현재 배럴당 90달러 선을 오가고 있는 국제유가는 연중 90달러 내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한때 1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경제회복세 역시 발목을 잡힐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유가쇼크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145달러까지 치솟았다. 금융위기와 함께 찾아온 유가 상승은 세계경제를 강타했다. 다행히 올해 유가 강세는 2008년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필요할 때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여분의 유정을 확보하고 있고, 주요 석유개발업체들도 올해 석유개발 비용을 17% 늘릴 계획이다. 현재 유가가 오르는 것도 산업계의 직접적인 수요보다는 비축분을 미리 확보하기 위한 투자적 요인이 더 크다. 투기세력이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더라도 그를 뒷받침할 만큼 세계경제 회복세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2008년 충격’의 재현은 없을 것이라는 근거가 된다.

반면 중국이 전략비축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100달러 돌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략비축유는 각국이 수급차질, 전쟁 등에 대비하기 위해 비축하는 석유인데 현재 미국이 7억2,650만 배럴, 일본이 5억8,300만 배럴, 중국이 1억300만 배럴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6억8,500만 배럴을 확보해 일본을 능가한다는 계획이어서 중국이 움직일 경우 유가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속성장을 이어가야 하는 중국이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급격한 유가상승을 스스로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쌀ㆍ밀 등 주유 국제곡물가격과 각종 원자재 가격 역시 강세가 예상돼 새해는 ‘물가안정’이 전세계 각국 정부의 최대 숙제가 될 것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 중동전쟁 부를 이스라엘의 '이란核 공격'

미국 주도의 강도 높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이란에 대해 이스라엘이 올해 중순 이후 공습 등 군사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해외 언론들도 2011년 전망 가운데 빠지지 않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유대계 미 언론인 제프리 골드버그는 지난해 9월 미 시사월간 애틀란틱 커버스토리를 통해 2011년이 이란 핵 위기와 관련한 결정적인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많은 이스라엘 관리들은 골드버그에게 이란 핵 농축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평화적 해결책을 추구하는 최종 시한은 2011년 중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한을 넘어선다면 이란 핵시설 공습을 포함한 군사적 행동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미국 중심의 대 이란 제재가 지금처럼 별 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이란이 핵개발을 가속화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이스라엘은 내부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스라엘은 앞서 2007년 9월 시리아가 북한의 지원을 받아 비밀리에 건설 중이던 핵 시설을 폭격한 전력도 있어 이란 공격을 단순한 가능성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이 경우 관심은 중동 전쟁으로의 확산 여부에 쏠린다. 골드버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이스라엘과 이란뿐 아니라 아랍권과 미국까지 개입하는 지역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수천명이 희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미국의 이란 설득과 압박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거둔다면 군사적 충돌보다는 이란 대 이스라엘ㆍ미국의 지속적 냉전, 갈등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전 발발 억제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 높아가는 환율 방어벽, 세계경제 또 흔들

"다음 위기는 환율 전쟁이다." 올해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은 환율 위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는 충고도 나온다. 환율 전쟁이 어떤 결과를 낳기에 이처럼 겁을 주는 것일까. 환율전쟁의 시작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경제 대국에 대한 약소국들의 반란이다. 문제는 이 반란의 결과가 보호무역주의의 환원과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나타나 세계 경제에 또다시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해 11월 서울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경제 위기를 안정화시키려는 각국의 노력을 치하하고 향후 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난 지금 세계는 자국 경제를 위한 방어벽을 계속 높이고 있다. 미국은 경기 부양에 막대한 달러를 쏟아 넣고, 중국은 위안화 절상 없이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 약소국들은 달러화 대비 자국 화폐 가치 상승이라는 압력과, 중국에 수출이 가로 막혀 산업 침체와 실업률 증가라는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자국 경제를 방어한다는 명목이지만, 귀도 만데가 브라질 재무장관의 말처럼 "화폐전쟁의 시작"이다. 대만과 태국은 자국 채권의 해외 투자를 통제하기 시작했고, 브라질은 유입되는 해외자금에 세금을 3배 인상했다. 다른 국가들도 중앙은행 차원에서 달러 보유고와 환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1일 "환율 조작, 보호무역에 제재가 추진되겠지만 기후협약, 도하라운드 등 많은 국제관계에서 제재가 효과적으로 작동된 적은 없었다"며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 中 대양진출 행보로 주변국과 마찰 우려

중국의 패권주의는 올 들어 더욱 뚜렷해지면서 인접 국가들과의 마찰이 더욱 빈번해지고 이 과정에서 무력충돌 등도 우려된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대양진출을 향한 심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발생한 댜오이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사건에서 일본에 판정승한 여세를 몰아 중국은 남중국해 연안 국가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잇따라 영토소유권을 주장하며 강경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인접국이 실효 지배중인 섬을 탈취하는 작전계획을 세워놓았으며, 중국의 원자력잠수함이 일본열도와 필리핀을 연결하는 해상루트인 제1열도선의 미일 감시망을 뚫는 등 해상권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면서 주변국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이 해양권 제압을 통해 패권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1982년부터 착착 진행돼왔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류화칭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내부 작성한 계획서에 중국은 2010년까지 오키나와(沖繩), 대만, 필리핀을 연결하는 제1열도선 안을 자신의 해역으로 확보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2020년까지는 오가사와라 제도, 괌, 인도네시아를 잇는 제2열도선을, 2040년까지 미 해군에 의한 태평양 인도양 지배를 저지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군비증강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최근 21년간 매년 두 자리수로 국방예산을 증가, 지난 해 군사 관련 예산이 9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미 헤리티지 재단 관계자는 "2025년에는 중국은 미국, 일본, 호주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보유한 것보다 많은 잠수함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다변화된 테러리즘… 안전지대는 없다

이제까지 미국과 서방을 향한 적개심이 테러의 주요 동기였다면, 새해부터는 정부의 긴축재정, 실업난, 외국인혐오 등 테러리스트가 자라나는 토양이 다양화할 것이다.

이 같은 테러리즘의 새로운 경향은 지난해부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전엔 알 카에다 등 이슬람무장단체가 주로 미국 혹은 미국의 우방국민이나 시설을 노렸다면, 2010년에 들어선 무정부주의자들이나 자생테러집단의 무차별 공격이 심심찮게 이뤄지는 등 테러리즘의 다변화가 뚜렷해졌다.

2010년 연말에 집중된 유럽 무정부주의단체들의 테러시도는 다변화한 테러리즘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지난달 27일 이탈리아 로마 그리스 대사관을 노린 폭탄소포, 30일 그리스 아테네 법원 인근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폭탄테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리스 대사관 폭탄 공격 등이 모두 무정부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또한 테러 청정지역으로 여겨지던 스웨덴 스톡홀름의 자살폭탄테러(12월11일)는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을 증명한다. 2011년에도 테러와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각국 정부의 대응이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질 게 분명하다.

미국의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2011년 새해 전망들' 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다양한 형태를 띠는 테러리즘이 인류의 안전에 심대한 위협을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에 전 세계가 집중해 테러공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젠 다양한 테러집단이 15~20개 국가에 걸쳐 의외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어 쉽게 테러를 제압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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