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새로운 출발을 했다. 소수ㆍ약자의 권리 신장을 위해 누구보다 더 노력해왔고, 지난해 8월 여성 최초의 대법관에서 퇴임하면서는"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인물이기에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국민권익위의 존재이유가 바로 그가 추구해온 청렴한 공직 및 사회풍토 확립과 국민의 고충 처리와 권리 보호이기 때문이다. 그를 발탁한 데 대해서는 정부의 인사마다 꼬투리를 잡던 야당도 박수를 보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그는 어제 취임식에서 부패 척결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화두로 삼았다. "부패는 망국병"이라고 규정한 그는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고질적 질병인 부패 바이러스에 국민이 굴복하지 않는 길을 찾아나가자고 강조했다. 우리의 부패인식지수(CPI)는 3년째 하락해 10점 만점에 5.4점으로 세계 39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권력층인 정부와 정치권의 부패부터 차단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김 위원장 스스로 국민권익위가 정치적으로 이용 당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고 수장 자리를 수락한 만큼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성역 없는 청렴사회 풍토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는 또 법관 시절에 이어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도 억울한 사람, 안타까운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그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신 있고, 사심 없는 사람이 위원장으로 온 만큼 국민권익위가 열린 눈과 귀와 마음으로 우리 사회를'억울한 사람이 없는' 공정사회로 이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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