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체에 메스를 들이댄다. 비록 이미 숨이 끊어져 말은 할 수 없지만, 그들의 몸에는 숨겨진 사인(흔적)은 열 마디 말보다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대물'의 후속으로 5일 첫 방송하는 SBS 수목드라마 '싸인'은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아닌 사인을 밝히는 법의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메디컬 수사극이다.
의학 드라마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장르 드라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높다. 메디컬 수사극의 대명사인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가 이미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고, 지난해에는 OCN에서 희귀병을 중심 소재로 법의학자의 이야기를 그린 '신의 퀴즈'를 방송했다.
3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싸인' 제작발표회에서 영화감독 출신의 장항준 PD는 "'싸인'은 '한국판 CSI'가 아니다"라며 "죽음을 둘러싼 음모와 거대한 권력에 맞서 투쟁하는 법의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수사 과정보다는 사회에 팽배해진 이기주의, 탐욕과 권력의 문제를 보여주는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재 법의학자인 윤지훈(박신양)과 법의학계의 절대권력 이명한(전광렬),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법의관의 길을 선택한 고다경(김아중)등이 엮어나갈 이 드라마는 수사물의 흥미진진함에 병원 내 권력 암투를 다뤘던 '하얀거탑'에서 볼 수 있었던 권력 관계의 극성이 더해진 셈이다.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박신양은 '싸인'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높은완성도 때문에 200편 만에 고른 시나리오"라며 "다른 드라마에서 흉내내지 못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엄지원과 정겨운이 각각 카리스마 여검사, 열혈 강력계 형사로 출연한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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