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슈워제네거(63ㆍ사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7년간의 재임기간을 마치고 3일(현지시간) 퇴임했다. 할리우드 액션스타 출신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많은 화제를 뿌렸지만, 캘리포니아를 재정파탄에 빠뜨리며 22%라는 초라한 지지율 속에 퇴진했다.
슈워제네거는 2003년 10월 그레이 데이비스 당시 주지사가 주민 소환투표에서 불신임 당한 뒤 특별선거에서 당선됐고 한때 지지율이 65%에 이르렀으며, 재임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재정적자를 정공법으로 타개하지 않고 임시 방편에 기대면서 문제를 키웠다. 슈워제네거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의 업적을 옹호하면서도 "임기 초반에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고통을 모든 유권자와 함께 감내했어야 했는데, 쉽게 150억달러를 빌리는 방안을 택했다"고 후회했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지급불능 상태가 됐고 대학 지원금이 삭감되고, 공무원, 교사들을 강제 퇴임시키는 후진적인 지역으로 전락했다. 경제규모에서 캘리포니아는 다른 국가들과 견주어도 세계 8위권에 해당하는 지역이지만, 지나친 세금감면으로 구조적 재정적자에 시달려왔다. 슈워제네거도 전임자에게 수백억달러의 적자를 물려받았지만, 그 역시 후임 제리 브라운(민주당)에 비슷한 규모의 재정적자를 물려주게 됐다.
그는 퇴임 후 자서전 집필, 연사 활동, 사업, 할리우드 복귀 중에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 대중적 인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공화당 출신이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임명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 적이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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