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료, 방부제가 전혀 넣질 않으니 건강식으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김치입니다. 김치에서 고춧가루가 가장 중요한데 요즘 하도 중국산이 많아 고추농사는 차라리 직접 짓고 있죠.”
연매출 6억원의 김치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노광철(24·건국대 전기공학과 2학년)씨. 그는 자신의 업체가 만든 김치 맛의 비결을 ‘믿음’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 회사 김치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며 “미국시장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엿한 청년실업가가 된 노씨. “20대에 갓 들어서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신분으로 뛰어든 김치사업”에서 성공하기까지 그는 어려운 고비도 많이 넘겼다.
노씨가 김치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군 복무 중이던 2008년 어느 날. 우연히 부대 안 도서관에서 신문 한쪽 면에 난 청년 실업률 기사와 다른 한쪽 면에 난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속여 판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다.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 팔겠다고 결심한 그는 이후 제대할 때까지 1년 여간 일과 시간 후 취사병에게서 김치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 인터넷을 이용해 김치 발효 유산균을 공부했다.
노씨는 전역 후 한달 뒤인 2009년 9월 집 근처인 광주시 북구 두암동 작은 상가에 점포를 차리며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사업 시작 3개월 동안 인터넷 쇼핑몰에서 고작 5만 원어치를 판매한 게 전부였어요.”
3명의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야간에는 새벽 4시까지 대리운전을 한 뒤 좋은 배추를 사려고 아침 경매가 이뤄지는 새벽시장으로 곧바로 출근하는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았다. 주말이면 모교 동창회 등 여러 행사장을 닥치는 대로 찾아가 무턱대고 상 위에 김치를 올리는 방법으로 홍보에 나섰다.
시간이 흐르면서 노씨의 김치는 점차 입소문을 탔고 지난해 순이익만 6,000여 만원을 달성했다. 그는 이익이 나는 만큼 수시로 불우이웃에게 김치를 보내고 있다.
1987년생 토끼띠인 노씨의 신묘년(辛卯年) 올해 목표는 학업과 해외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특히 김치사업이 잘 되니 자연스레 학업을 소홀히 하거나 조만간 학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 그는 잘라 말했다.
“김치사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경영 마인드를 미리 길러두기 위해 공부 삼아 하는 것일뿐 최종 목표는 전기공학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라고.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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