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을 위한 전용 공관과 호화별장을 전국 각지에 짓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보기관 분석과 상용위성 사진을 인용한 기사에서 "(주민이) 굶주리는 북한이 1억5,500만달러 이상을 김정은을 위한 건축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폭로했다. 신축 공사는 김정은의 전용 공관으로 쓰일 것으로 보이는 평양의 15호 관저와 함북, 강원 해안지역 등지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어린 시절을 보낸 15호 관저는 그의 후계자 위상에 맞게 호화롭게 재건축 됐다. 평양 중심부에 위치한 이 건물은 2004년 사망한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가 거주했고, 바로 옆 김 위원장 주택과는 지하 터널로 연결돼 있다. 온천으로 유명한 함북 경성군에선 기존의 김일성ㆍ김정일 별장을 허물고 새 건물이 공사 중인데, 이 역시 김정은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장 주변의 철도와 도로 공사에 군인과 주민들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해안에 접한 원주의 송도원 별장에도 대형건물이 신축 중이며, 그 구조가 함남 낙원군에 위치한 김 위원장 일가의 낙원72호 별장인 서호초대소와 비슷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서호초대소는 지하3층 규모의 해저관람실을 갖추고 100m 아래 바닷속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신문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 일가가 북한 전역에 최소 33채의 별장 등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28채는 김 위원장 일가만 이용 가능한 철도역으로 연결돼 있다는 한국 정보기관의 분석을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북한 식량배급이 주민 68%에게만 이뤄지며 이마저 필요량의 절반 이하라는 지난해 11월 유엔 세계식량프로그램(WFP) 발표도 함께 보도했다.
국제 테러리즘 전문가인 프라빈 스와미가 작성한 이 기사는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인 데일리NK가 작년 10월 보도한 기사 내용과 유사하며, 인터넷에 올린 위성사진은 데일리NK의 것과 동일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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