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불길이 신묘년 새해 첫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집어 삼켰다. 삼성화재는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프로배구 2010~11시즌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가빈의 고공강타가 불을 뿜는 가운데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3-1(19-25 30-28 25-21 25-18)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두고 명가 재건의 첫 걸음을 뗐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올 시즌 챙긴 3승 가운데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둬 천적관계를 재확인했다. 또 '수비의 달인' 리베로 여오현은 이날 24차례 리시브를 받아 21번 세터에게 정확하게 토스하며 사상 첫 3,500리시브 대기록을 세웠다.
삼성화재는 그러나 이날 공격 대부분을 가빈에게 집중하는 이른바 '몰빵 배구'로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가빈은 공격점유율 60%에 양팀 통틀어 최다인 42득점을 올리는 원맨쇼를 펼쳤다. 토종거포 박철우는 16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내심 7연승을 기대하던 현대캐피탈은 용병 소토와 문성민, 최태웅 등 주전을 모두 투입하고도 삼성화재에 져 깊은 화상을 입었다. 현대캐피탈 문성민은 27득점으로 이름값을 했으나 범실을 10개나 쏟아내는 미숙한 경기감각을 드러냈다. 용병 소토도 16득점을 올렸으나 범실로 8점을 상대에게 헌납했다.
1세트는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센터 최태웅의 지휘아래 용병 소토와 문성민의 좌우합작포가 빛을 발하면서 25-19로 여유있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트레이드 마크인 조직력은 2세트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기회는 현대캐피탈이 먼저 잡았다. 23-23에서 윤봉우가 가빈의 공격을 가로막기로 차단하면서 경기를 끝낼 찬스를 잡은 것. 그러나 소토의 서브범실로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고, 패색이 짙던 삼성화재는 결국 가빈의 고공강타와 소토의 공격 범실로 30-28로 세트를 가져갔다.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는 3세트 들어 가빈의 강타와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25-21로 세트를 매조지 했고, 4세트에선 단 한차례의 리드를 허용치 않는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25-18로 낙승을 거뒀다.
한편 이날 4,419명이 충무체육관을 찾아 올 시즌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홈팀 삼성화재는 4,300번째로 입장한 관중에게 2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권을 증정했다. 성남에서 열린 경기에선 상무신협이 우리캐피탈을 3-2(25-27 25-21 21-25 25-23 23-21)로 물리쳤다. 전날 경기에선 LIG손해보험이 무패의 고공비행중인 대한항공을 3-0으로 꺾었다.
대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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