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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희곡] '확률' 김성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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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희곡] '확률' 김성배 인터뷰

입력
2010.12.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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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이의 관계와 오해들 희곡 통해 파고들고파"

김성배(39)씨는 스물여섯 살에 뒤늦게 숭실대에 입학해 불문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잡지사, 인터넷 매체 등에서 일하다가 해외축구 통신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영국의 해안도시 이스트본에 갔다. 1년 4개월 간의 영국 체류는 그러나 호구지책에 쫓겨 통신원 활동은커녕 "바다에 발 한 번 담가보지 못한 채" 이어지는 노동의 연속이었다.

김씨는 어느 날 함께 호텔에서 일하던 스페인 여자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영국에 왔으면 '오페라의 유령'은 봐야 하지 않겠어요?" 20파운드, 당시 환율로 4만원 정도 되는 관람료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김씨는 하루 날 잡아 런던의 극장에 갔고, 뮤지컬과의 첫 만남에서 단박에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얼마 뒤 뮤지컬 '캣츠'가 이스트본에 순회공연을 왔을 때 김씨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영국에 왔으면 '캣츠' 정도는 봐야 하지 않겠어?" 그렇게 김씨는 귀국하기 전까지 줄잡아 50편에 이르는 뮤지컬을 봤다.

김씨는 뮤지컬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과 예술전문사 과정에 입학했다. 대본 및 작사를 전공하면서 지난 가을에는 직접 대본을 쓴 뮤지컬을 교내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희곡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키워나갔다. 특히 배삼식 교수 등 극작가들에게서 혹독한 글쓰기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뮤지컬과는 또다른 연극의 매력을 느끼게 됐고, 두 장르를 접목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당선작은 김씨가 지방 국도에서 자동차 사고를 목격하고 착상한 작품이다. "교통사고는 우연히 일어나서 삶과 죽음을 한순간에 뒤바꾸잖아요. 그 우연한 순간을 통해 인생 전체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씨는 이 작품에서 죽은 두 남녀의 관계와 그 배후를 치밀하게 복원하는데, 그는 "사람 사이의 관계, 특히 서로 잘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통에 쌓여가는 오해들을 희곡을 통해 깊이 파고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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