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2009년 3월 가톨릭계 대안 매체를 표방하며 출범한 인터넷 신문이다. 불교계나 개신교계엔 종단이나 교단에서 독립된 매체들이 다양한 데 비해, 가톨릭계엔 교구 직속의 매체 외엔 전무하다시피 했다. 가톨릭 내부 문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구조였던 셈이다. 그런 답답한 가톨릭 교계 내 언로(言路)의 숨통을 연 곳이 ‘지금여기’였다. 창간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가톨릭계의 속살이 궁금한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여기’의 편집국장은 한상봉(47)씨다. 그가 최근 (이파르 발행)라는 책을 냈다.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해 암브로시우스 주교, 사막의 은자 성 안토니오 등 로마 시대에 그리스도교를 정립한 초기 성인에서 토마스 머튼, 헨리 나웬, 도로시 데이 등 현대의 영성가까지 28인의 신앙과 실천적 삶을 다룬 책이다.
이들을 한 데 묶는 한 국장의 키워드는 ‘아름다운 혁명’이다. 세상의 고난에 주목하면서 제 자신의 삶부터 바꿨던 이들에게서 ‘사회적 실천’과 ‘영성’의 조화로운 접속을 읽어내고 있다. 서강대 신학대학원을 나온 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사무국장 등을 지내며 ‘세상 바꾸는 일’에 매진하다 1999년 귀농, 농사를 지으며 내적 치유를 위해 예술심리치료까지 배운 한 국장 자신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세상 바꾸는 일만큼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여기’ 편집국장을 맡으며 10년 만에 다시 ‘현장’에 복귀한 셈인데, 한국 가톨릭 내부의 문제를 고발하며 신랄한 글을 쓸 때도 많지만 한 국장은 “우리 교회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순결한 창녀’라는 말처럼 교회 역시 죄인들이 모인 곳이어서 완전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스스로 쇄신해야 한다”며 “누군가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면 그 기회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에게는 이런 비판작업 역시 교회를 끊임없이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아름다운 혁명’인 것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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