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가 집단학살 목전의 위기상황에 처했다며 유수프 밤바 주(駐)유엔 코트디부아르 대사가 29일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밤바 대사는 "누군가 집집마다 부족을 식별할 수 있게 표시를 해놨다, 그다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 세력이 대규모 유혈사태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트디부아르는 지난달 대선에서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를 새 대통령으로 뽑았지만 헌법재판소를 등에 업은 그바그보 대통령이 선거결과를 부정, 양 측이 총부리를 겨눠 최소 172명 이상이 숨졌다. 국제사회와 유엔은 지난달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와타라 전 총리에 굳건한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그바그보 대통령이 군(軍)을 장악하고 있어 상황은 여의치 않다.
무력개입을 시사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대표단의 압박에도 그바그보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면서 사태는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3개국 정상을 코트디부아르에 파견해 그바그보의 하야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밀어붙이던 ECOWAS는 일단 당장 군사행동 개시보다는 설득에 무게를 두기로 30일 합의했다. 3개국 정상은 내달 3일 다시 코트디부아르로 향한다.
그러나 그바그보 지지자들은 ECOWAS가 군대를 보내면 안된다고 강조하는 한편, 곧 최후의 공격을 단행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1월 1일 와타라가 몸을 피하고 있는 아비장의 골프호텔로 쳐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대규모 유혈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유엔은 9,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골프호텔 등 주요 거점을 지키고 있다.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이미 와타라 전 총리 지지자 등 2만여명이 이웃나라 라이베리아로 피신할 만큼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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