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이 국가들이 실효 지배하는 섬을 무력으로 탈취하는 작전계획을 세우고 대규모 군사훈련까지 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남중국해 관할 중국 광저우(廣州)군구 관계자를 인용해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광저우군구는 지난해 초 공군과 해군 항공부대가 합동으로 해당국 군항을 습격해 항만시설과 함대를 폭격하고 1시간 내에 전투능력을 빼앗은 뒤 중국 해군 최대 함정(1만8,000톤급)을 동원해 목표 섬에 상륙하는 동시에 북해와 동해함대 주력부대가 미군의 항공모함 진입을 저지하는 작전계획을 처음 마련했다.
중국군은 이후 지난해 5월 공군과 해군 항공부대의 폭격훈련을, 7월에는 남해 북해 동해 3함대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이들 훈련은 주력함대 절반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로 최신 폭격기와 함대 미사일도 가세했다. 광저우군구 관계자는 “미군의 항공모함을 격파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11월 초에는 광둥(廣東)성에서 하이난(海南)섬에 걸쳐 약 1,800명의 중국 해군육전부대가 남중국해 섬 상륙을 가정한 실탄훈련도 실시했다.
중국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이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스프라트리, 파라셀 제도 중 중국은 8개, 베트남이 28개, 필리핀이 7개 섬을 실효지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언제라도 섬을 탈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각국에 보여주는 것으로 압력을 넣어 영유권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나가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작전계획은 현시점에서 실행 가능성은 낮지만 군사력 과시로 외교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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