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부산 동래구에 보육원을 설립, 6.25 전쟁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해 평생 수천명의 아이들을 길러낸 전 동성보육원장 임공적(사진) 여사가 29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7세.
임 전 원장은 34년 일본동경여자 양재전문대를 졸업해 38년부터 만주 경성보통학교 교사를 지냈다. 50년 의사였던 부군 염동하(66년 별세)씨와 함께 거리에 내버려진 전쟁고아들을 치료하고 먹이고 재웠던 것을 계기로 52년 부산에 동성보육원을 세워 90년까지 원장으로 일해왔다. 근 40년간 임전 원장의 품을 거쳐간 아동은 2,000여명이 넘는다. 임 전 원장은 생전에 "옛날에는 전쟁이라는 어쩔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버려진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무책임한 출산으로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보육원에 온다"며 빛을 잃어가는 모성애를 안타까워했다. 임 전 원장이 은퇴하기 전까지 돌본 아이들은 정신지체 심장질환 등 대부분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또 61년부터는 남편의 병원 수입 일부를 털어 장학회를 설립, 성적이 우수한 경남지역 시설아동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81년 마지막 남은 재산 2억원을 털어 부산 금정구에 대지 1,420㎡ 건평 620㎡ 규모의 보육원을 확장해 아이들을 돌봤다. 임 전 원장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78년에 보건사회부 장관 표창, 89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제정한 용신봉사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염광원 전 서울대 치과대 마취과 주임교수를 비롯해 2남2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31일 오전9시30분. (02)2072-2014.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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