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지검은 29일 불법 오락실 단속 정보를 제공하고 브로커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받은 혐의로 청주 모 경찰서 전 서장 홍모(58)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홍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오락실 업주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브로커 김모(73)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씨는 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향 선배인 김씨에게 불법 오락실 단속과 관련한 정보를 부하 직원을 통해 흘린 뒤 관사에서 20여차례에 걸쳐 모두 5,150만원을 받은 혐의다.
홍씨는 브로커 김씨가 추천한 이 경찰서 경사 유모(41)씨에게 오락실 단속 업무를 맡기고 김씨가 데려온 컴퓨터 전문가에게 경찰이 압수한 게임기의 감정 업무까지 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고향에서 군수 출마를 저울질하던 홍씨에게 “불법 오락실을 대대적으로 단속한 명품 서장으로 이름이 나면 군수 후보로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접근했으며, 자신에게 돈을 준 업주의 경쟁 업소들을 단속하도록 해당 경찰관에게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홍씨가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으나 김씨와 주고 받은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복구해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게 단속 정보를 제공하고 370만원을 받은 혐의로 유씨를 불구속기소하고 경사 윤모씨에 대해서는 징계 통보했다. 불법 오락실 단속 업무를 담당한 유씨는 우수한 단속 실적으로 4월 충북지방경찰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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