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권력 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로랑 그바그보(65) 대통령이 제3국 망명을 사실상 거부했다.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대표자격으로 28일 그바그보를 만났던 베냉, 시에라리온, 카보베르데 등 3개국 정상은 29일 ECOWAS 의장국인 나이지리아를 찾아 굿럭 조나단 대통령과 그바그보의 퇴진 거부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ECOWAS가 최근 열린 긴급 정상회의에서 결정한 대로 코트디부아르에 대해 무력행사에 나설 지가 주목된다. 지난 1975년 창설된 ECOWAS는 과거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지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전례가 있다. 특히 군사강국인 나이지리아는 그바그보 축출을 위한 무력 사용이 결정될 경우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될 국가로서, 그바그보에게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3개국 정상은 앞서 그바그보에게 제3세계 망명을 제안하고 퇴진하지 않을 경우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압박했다. 회담 직전까지도 "어떤 국제기관도 주권 국가의 대통령을 상대로 무력 개입을 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던 그바그보 측은 그러나 회담 이후 구체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아직은 상황이 유동적이다.
그바그보가 퇴진을 최종 거부할 경우 코트디부아르의 앞날은 파국뿐이다. 유엔군이나 ECOWAS 연합군이 개입하면 전쟁을 해야 하며, 외부군이 오지 않더라도 내전이 불가피하다. 그바그보 지지층과 대선 승리 후 국제사회로부터 대통령으로 인정받은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 지지층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와타라 지지자의 진압과정에서 최소 173명이 사망했다.
카보베르데 대통령실은 29일 성명을 통해 3개국 정상이 다음주에 아비장을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혀 ECOWAS가 무력 사용에 앞서 그바그보 대통령 설득 노력을 재차 전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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