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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토끼띠의 해…우리 민속으로 본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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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토끼띠의 해…우리 민속으로 본 토끼

입력
2010.12.2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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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음력으로 따지면 정확하게 2월 3일 설부터, 신묘년(辛卯年) 토끼띠의 해다.

토끼는 십이지 띠동물 가운데 네 번째로, 방향으로는 정동(正東)이고, 시간으로는 오전 5시에서 7시, 달로는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띠동물을 지칭할 때는 묘(卯), 실제 토끼를 가리킬 때는 토(兎)자를 흔히 쓴다.

십이지에서 묘(卯)는 만물의 생장ㆍ번창ㆍ풍요의 상징을 의미하며, 농경사회에 있어서 한 해 농사의 본격적인 시작과 관련이 있다. 묘반(卯飯), 묘수(卯睡), 묘음(卯飮)은 아침밥, 새벽잠, 아침술을 뜻한다.

토끼가 거북이를 타고 용궁에 갔다가 꾀를 내 빠져 나오는 설화가 삼국사기에도 기록돼 있을 정도로 토끼는 우리 민족과 깊은 관련을 맺어왔다.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의 연개소문에게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정탐꾼으로 몰려 죽게 되었을 때 보장왕의 신하 선도해에게 뇌물을 바치고 살려주길 부탁했다. 이 때 선도해가 넌지시 가르쳐준 것이 토끼의 간 이야기였다. 설화에서 토끼는 힘이 약하면서도 용궁에 갔다가 살아올 만큼 꾀가 많은 ‘꾀보’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토끼가 등장하는 문학작품으로는 삼국사기 김유신전의 ‘귀토지설’, 잡가의 하나인 ‘토끼타령’, 판소리의 하나인 ‘수궁가’, 한글 고소설 ‘별주부전’, 동물우화소설인 ‘토끼전’ 등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토끼 이야기는 인도설화에 바탕을 둔 불전설화에서 유래한다. 이 설화가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파돼 설화와 소설로 토착화됐다.

토끼는 예로부터 달의 동물로 그려져 왔다. 달 속의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 찧는 토기가 우리 민족의 토끼상이다. 해는 세 발 달린 까마귀로 비유된다. 해에는 까마귀가 살고 달에는 토끼가 산다고 생각했다. 토끼가 만병통치약으로 쓸 수 있는 간을 가진 동물로 그려진 것은 토끼가 불로장생의 상징이라는 증거다. 토끼가 달에서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중국에서 한대(漢代) 이전부터 전해졌고, 이 토끼는 후대 도교에서는 불로불사의 영약을 만들기 위해 절구질하는 옥토끼(玉兎)로 불렸다. 즉 토끼는 장수의 상징이며 달의 정령이다. 토끼와 관련된 유물로는 멀게는 낙랑시대의 것으로 평양 석암리 219호분 출토 칠전통(화살통)에 옥토끼가 두꺼비와 함께 그려져 있다. 고구려 벽화인 집안 장천1호분에는 달에서 약 찧는 옥토끼가 그려져 있고, 평양의 덕화리 1ㆍ2호분과 개마총, 진파리 1ㆍ4호분 등에도 옥토끼가 등장한다. 신라의 토우나 통일신라의 수막새에도 토끼가 보인다. 조선시대 민화는 두 마리 토끼를 한 쌍으로 그려 다정하고 화목한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 배경으로 계수나무와 달이 등장한다.

우리 역사에 토끼가 처음 등장한 것은 서기 77년 고구려 6대 대조왕 25년 10월에 부여국에서 온 사신이 뿔 3개가 있는 흰 사슴과 꼬리가 긴 토끼를 바쳤는데 고구려 왕은 이들이 상서로운 짐승이라 사면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역사상에는 60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신묘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가장 가까운 60년 전의 신묘년은 1951년, 6ㆍ25전쟁이 한창이었다. 391년에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즉위했고, 751년에는 김대성이 불국사를 창건했다. 1591년에는 이순신이 전라좌수사가 됐고, 1711년에는 일본에 통신사를 보냈다.

토끼띠의 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은 ‘토끼 이야기’ 특별전을 지난 22일 개막, 새해 2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동물로서의 토끼와 십이간지에서의 토끼 관련 유물을 선보이는 ‘토끼, 토(兎)와 묘(卯)’를 비롯해 ‘달 속의 토끼’ ‘꾀 많은 토끼’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열린다.

도움말=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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