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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미원초 한국어 강사 수토씨 "다문화가정 아이들 한국어 배울 땐 칭찬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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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미원초 한국어 강사 수토씨 "다문화가정 아이들 한국어 배울 땐 칭찬 많이 해주세요"

입력
2010.12.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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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성적의 문제로만 끝나는 게 아닙니다. 매사에 자신감을 잃은 아이들은 쉽게 짜증을 내고 인성 형성에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경기 가평 미원초등학교에서 다문화가정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본인 수토 이사(38)씨는 학습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생활 10년째를 맞는 수토씨는 3년 전부터 초등학교의 이중언어 강사로 근무 중이며, 지난달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이 주최한 ‘한국어 교육자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수토씨는 이중언어 교육에서는 학생 개인의 문화적 차이와 학습 능력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에서 전학 왔으니 한국어 못하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 똑똑한 아이는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잘 따라올 거라는 생각 모두 위험하다’는 것이다.

수토씨의 이런 생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 학교로 전학 온 큰 딸의 경험이 영향을 줬다. “한국어를 눈부신 속도로 흡수해 불편함이 없을 줄 알았던 큰 아이가 친구들의 한국어를 이해하는 데 3년이나 걸렸다는 말을 뒤늦게 털어놓았을 때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토씨는 학생 수준에 맞는 1대 1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때로는 과도한 칭찬이, 때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토씨는 기억에 남는 학생 두 명의 예를 들었다. 유치원 때 한국으로 건너온 일본인 학생 A군은 매사에 자신감이 부족했다고 한다. 항상 작은 목소리로 글을 읽었으며 ‘어’와 ‘아’ 발음을 구별하지 못하고, 받침을 모두 빼고 쓰는 습관이 있었다. 수토씨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오버한다 싶을 정도로 잘한다고 칭찬해줬더니 자신감을 갖고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군은 내년부터는 한국인 교사에게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글짓기의 실력이 향상됐다.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B군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도 글을 전혀 읽지 못하고, 그림으로만 의미를 이해하는 수준이었다.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수치심이 강했던 B군에게 수토씨는 “몰라요”라는 말을 가장 먼저 가르쳤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게 했고, 한글을 글자의 조합으로 학습시키는 대신 각 낱말과 그림을 연결시켜 글을 익히도록 했다. 그 결과 B군은 동화책을 혼자서 읽을 수 있게 됐다.

수토씨는 “학습 속도에 차이는 있지만 한글을 깨우친 학생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성격도 활발해졌다”며 “학교 공동체 생활을 하는 데 한국어 교육은 필수”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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