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48) 프로농구 KT 감독은 '특이한' 사람으로 통한다. 용산고-고려대 시절 전도유망한 기대주였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었다. 전 감독은 실업농구 삼성에서는 주무(매니저)로 온갖 궂은일도 해봤고, 2002년 감독이 된 뒤로는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전창진 감독이 26일 안양에서 벌어진 인삼공사전 승리로 300승(185패) 고지에 올랐다. 485경기 만의 300승은 역대 최소경기 신기록이다. 전 감독 이전에 300승 고지는 신선우 SK 감독(516경기)과 유재학 모비스 감독(576경기)이 밟았다.
전 감독의 300승은 역대 최고승률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전 감독은 300승을 거두는 동안 185번 졌다. 승률로는 6할1푼9리. 이 또한 최고승률 기록이다.
나는 진정한 복장(福將)
"정말 몰랐어요." 전 감독은 26일 경기 직후 프런트에게 듣고 나서야 비로소 300승 달성을 알게 됐다고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좋은 선수들, 좋은 프런트를 만난 덕분입니다. 제가 복이 있나 봐요."
'라이벌' 유재학? 쫓아가는 입장
전 감독은 유재학 감독과 자주 비교된다. 둘 다 82학번 동기생인데다 젊은 나이에 감독이 돼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 감독은 저보다 먼저 감독을 시작했고, 지금도 변함없이 잘하는 친구죠. 라이벌이라기보다 제가 쫓아가는 입장이죠. 하지만 유 감독과 만나면 이기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호랑이 같은 여우? 감사하죠
전 감독의 별명은 호랑이 같은 여우. 덩치랑 눈매는 호랑이 같지만 선수단 관리나 경기운영은 여우처럼 한다. "적어도 코트에서만은 정말 제대로 하려고 하는데 그런 모습이 그렇게(호랑이 같은 여우로) 비치는 것 같아요. 감사할 따름이죠."
4강 직행은 올해 목표, 500승은 미래의 목표
"높이가 비슷한 팀이랑 붙으면 이길 자신도 있고, 실제로 대부분 이겼습니다. 문제는 KCC 등 높이의 팀들인데 남은 시즌 극복해 나가야죠. 다 그렇듯 4강 직행(정규시즌 1, 2위)이 목표입니다. 또 좋은 성적으로 감독을 오래할 수 있다면 언젠가 500승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전 감독의 시선은 이미 500승 고지를 향하고 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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