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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구제역'… 원인 패턴 피해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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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구제역'… 원인 패턴 피해 '시계제로'

입력
2010.12.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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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도 없다. 원인도 오리무중이다. 그러다 보니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내고 있는 구제역이 ‘게릴라식’으로 번져가고 있다. 경북에서 시작해 경기 북부, 강원, 인천을 거쳐 경기 남부까지 확산되더니, 이제는 아예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하는 양상이다. 마지막 남은 충청과 호남권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구제역은 발생 한 달째(29일)를 맞고 있지만, 방역당국도 축산농가들도 어떻게 손을 쓸 도리조차 없는 막막한 처지가 됐다. * 관련기사 3면

2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인천 서구, 경북 청송, 경기 양평 등 3개 광역시도에서 동시에 구제역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발생지역은 4개 광역시도 23개 시군에 걸쳐 56곳으로 늘어났고 매몰 가축수도 44만마리를 넘어섰다.

시간이 흐를수록 구제역 발생은 종 잡을 수가 없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초기에는 경북 안동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발생 범위를 넓혀가면서 방역망만 제대로 친다면 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 잠잠하다 싶던 경북 지역에서 9일만에 불쑥 구제역이 확인되는가 하면, 경기ㆍ인천 지역은 김포(21일) →포천(21일) →인천 강화(23일) →여주(25일) →인천 서구(26일) →양평(26일) 등 남북부를 오가며 갈지자 형태로 범위를 무차별넓혀가고 있다. 강원 역시 대관령만 넘지 않았을 뿐 구제역 발생지역이 철원, 화천, 춘천, 횡성, 원주 등 넓게 분포하고 있다. 한 축산관계자는 “과거엔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번져나갔지만 이렇게 방향성 자체를 가늠키 힘든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제역이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발생하는 데는 초기 방역 실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초발생지인 경북 안동을 드나들었던 차량이나 사람이 경기, 인천, 강원지역에 바이러스를 옮기면서 1~2주의 잠복기를 거쳐 뒤늦게 발현하고 있다는 것. 여기에 경기 여주의 한우농장에서는 1~2주 가량 잠복기를 거쳐야 하는 항체 양성 반응까지 나오면서, 이미 잠복기간에 젖소 밀집지역인 안성지역이나 충청권으로까지 바이러스를 옮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병한 국립수의과학연구원 역학조사과장은 “경기 지역의 경우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자유로웠던 만큼 지역 곳곳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부터는 1차 감염 농장에 의해 추가 감염되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감염 경로가 더 다양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경북 안동ㆍ예천, 경기 파주ㆍ고양ㆍ연천 등 5개 지역 외에 경기 여주ㆍ이천ㆍ양평 등 3개 지역에 대해서도 이날부터 추가로 예방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구제역 발생지를 쫓아 예방백신 접종지역을 계속 넓혀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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