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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한미FTA 진정한 자유무역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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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한미FTA 진정한 자유무역 아니다”

입력
2010.12.2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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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7일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의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은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이날 정두언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의원 11명이 국회에서 주최한 초청 강연회에서 “미국의 차(車)와 쇠고기 등을 무관세로 수입하면 일본 차(車)와 호주 쇠고기를 차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강연회는 한나라당의 주요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는 반(反)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장 교수를 한나라당 의원들이 초청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장 교수는 선진국과의 FTA 반대 이유에 대해 “수준 차이가 있는 나라와 FTA를 맺으면 시장 확대로 단기적 이익은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뒤떨어진 나라가 앞선 나라를 따라잡는 데 장애가 된다”며 “5등 하는 학생을 1등만 모아놓은 반에 집어넣으면 자극이 돼 1등이 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거기까지 안 왔기 때문에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일부에선 모든 나라와 FTA를 하면 된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면 협상 비용도 많이 들고 시스템도 굉장히 복잡해진다”며 “그래서 다 같이 협상해서 한 번에 끝내자는 게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인데 왜 우리가 이 질서를 앞장서서 깨고 다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세 논란에 대해선 “감세 부분이 투자로 들어갈 정책적 장치를 만들지 않으면 도리어 성장이 안 될 수 있다”며 “세율을 갖고 얘기하기보다 세금을 걷어서 어디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쓸 것인가를 얘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복지와 관련해 “복지 개념을 가장 먼저 만든 사람이 독일의 보수 정치가인 비스마르크”라며 “한나라당이 진정한 보수정당이라면 복지를 강화해 사회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최고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성공의 역사를 써온 한나라당이지만 한 순간에 일본 자민당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이 시점에서 새 길 모색을 게을리하면 역사에서 도태된다”고 말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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