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강추위가 덮쳤다. 설상가상 호남에 대설주의보까지 내렸다. 한파가 우리 일만이 아닌 것 같다. 유럽도 추위와 폭설로 난리다. 폴란드에서는 8명이 얼어 죽었다고 한다. 남쪽도 추위가 매섭다. 모자를 쓰지 않고 나섰더니 바람이 귀를 베고 가는 것 같다.
이 추위 속에서 구제역은 진정되지 않고 이 시간 소들이 산 채로 살처분되고 있다. 축산농가의 추위는 혹독하고 참혹할 것이다. 건강한 개그우먼 김신영씨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다. 추위를 틈타 또다시 죽음의 신종플루가 확산될까 걱정이다. 지난해 겨울의 적바림을 확인해보니 너무 따뜻한 겨울이었다.
은현리는 살얼음 한 번 잡히지 않고 따뜻하기만 하여 '불안한 겨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올 겨울은 극과 극이다. 날씨가 왜 이럴까. 기후가 우리에게 전쟁을 걸어오는 것 같다. 겨울에 추운 날씨는 당연한 현상이지만 수은주가 심하게 떨어지면 이건 사실상 '전쟁'이다. 포탄이 날아와야만 전쟁이 아니다.
서민들에겐 추위도 전쟁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난방 잘되는 곳에 앉아 무심하지 않고 이 전쟁에 적극적이길 부탁한다. 서울의 노숙자들도 걱정이다. 그들부터 먼저 따뜻하게 챙겨야 할 것이다. 추위가 다소 누그러진다고 하지만 이번 주 내내 춥다 한다. 이번 추위는 물론 올 겨울 대한민국에서는 얼어 죽는 국민이 없길 감히 대통령께 바란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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