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마이애미의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그의 가족이 25일(현지시각) 밝혔다. 향년 88세.
1974~79년, 1989~93년 두차례에 걸쳐 대통령을 지낸 페레스는 첫 임기때는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경제력을 앞세워 석유산업 국유화와 사회 기반 시설 확충 등을 통해 국민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1980년대 10년간 지속되는 경제위기속에서 구원투수로 재등장한 페레스는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유가인상을 포함 긴축정책을 펴면서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시위 강경진압, 부정부패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92년 우고 차베스 현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차베스 대통령은 당시 쿠데타 실패로 수감됐으나 94년 출감,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0년 권좌에 오른 차베스 대통령은 이후 페레스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기 위해 페레스가 거주하는 미국 정부에 신병 인도를 요구해 왔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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