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아파트 한 채를 사는데 1,000년의 세월이 걸린다고 한다면 집 장만은 당연히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중국 베이징에선 당나라 시절부터 돈을 모으지 않았다면 결코 시내에서 아파트를 살 수 없을 것이란 풍자 섞인 이메일이 돌아 외신의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요즘 베이징에선 100㎡ 아파트 한 채(미화 45만 달러 상당)를 사기 위해선 농부의 경우 서기 907년(당나라 말)부터 현재까지 뼈 빠지게 돈을 모아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이 이메일에는 월급으로 1,500위안을 받는 노동자라면 19세기 중반 아편전쟁 때부터 주말을 포기한 채 매일 일을 했을 경우에야 겨우 집 한 채를 살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매춘부라면 1만 명의 손님을 상대해야 하며, 도둑이라면 강도짓을 2,500번이나 저질러야 아파트 마련이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온다.
FT는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1%에 달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한 상황을 위트 있게 꼬집은 것으로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며 "하지만 집 장만에 회의를 느낀 네티즌들이 계속 여러 버전을 생산할 정도로 이른바 아파트 이메일은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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