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미국 전역에서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100달러 지폐를 나눠주는 '비밀 산타'가 활약 중이다. 이들 비밀 산타는 흰 수염을 달지도 붉은 옷을 입지도 않으며, 순록 대신 소방관의 호위 속에 자신의 차를 타고 '선물'을 나눠줄 사람을 찾아 나선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시에 지역에서 비밀산타로 활동 중인 한 여성은 아이와 함께 버스정류장에 서있던 한 젊은 여성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을 건넨 후 100달러짜리 지폐를 손에 쥐어줬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사람은 대학을 다니며 2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라레이샤 스타크(20)로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환한 웃음을 지었다. 스타크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길이었는데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이처럼 비밀산타로 활약 중인 사람들은 10여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겨울 비밀산타는 클리블랜드와 캔자스시티, 디트로이트 등지서 등장했다. 피닉스에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불쑥 현금을 줬고,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선 중고품 상점에서 쇼핑 중인 사람과 대학생이 산타를 봤다. 오클라호마에선 휠체어에 앉아 있던 장애인이 100달러를 받았다.
성탄절을 전후해 현금을 나눠주는 비밀산타회는 26년 전 래리 스튜어트가 시작했다. 스튜어트는 총 150만달러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선행을 베풀다가 2007년 암으로 타계했다. 이후 비밀산타회는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한 비밀산타 활동가는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모두 나눠줄 만큼 충분한 자금이 없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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