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보복에 나서지 않은 것은 중국의 압력 때문이라고 미국언론들이 23일 잇따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북측이 지난 20일 한국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재개에 대해 사전의 보복 경고와 달리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면서 돌연 태도를 바꾸게 된 데는 중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미국 측의 판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감싸왔으나, 막후에서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억제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한 관리는 지난달 북한의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를 포함해 최근 이어진 북한의 호전적 돌출 행동에 대해 중국이 점점 더 당혹해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은'행동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대남(對南) 화해를 압박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받아들였으며, 이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호전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이번 주 북한의 무대응은 중국의 대북 압박으로 인한 것이었다며, 남북 양측에 대화와 접촉을 촉구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을 "정책 변화의 증거"로 꼽았다. 과거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질 때 중국은 긴급 6자회담을 제안했는데 이번에는 다른 발언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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