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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아미쉬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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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아미쉬에 가고 싶다

입력
2010.12.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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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쉬(Amish) 마을에 가고 싶다. 성탄절을 앞두고 아미쉬 마을에 가고 싶어진다. 오래전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랭커스터에 아미쉬 마을이 있다고 들었다. 청교도적인 삶을 지금까지 실천하며 살아가는 아미쉬 마을에 가서 이 땅의 요란하고 화려한 성탄을 피해 순백한 성탄을 맞이하고 싶다.

아미쉬 마을에는 500년의 역사를 가진 종교적인 신념과 엄격한 '오르드눙'(계율)이 지켜지고 있다. 8학년까지 다니는 학교에서 영어를 사용할 뿐 조상이 독일에서 건너왔기에 여전히 독일 사투리를 쓰며 생활한다. 세계를 팍스 아메리카나로 지배하려는 미국에 아미쉬 마을이 있다는 것이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미국에서 전기 없이 살 수 있겠는가. 아미쉬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따라 자동차, 전화, 텔레비전, 전기를 거부하며 산다. 아미쉬가 나를 감동시키는 것은 그들의 비폭력 계율이다. 아미쉬인은 외부인의 욕설이나 폭력적인 행동에 침묵으로 답하도록 배웠고 그것을 실천한다.

그들은 '오른 뺨을 때리면 왼쪽 뺨도 내주라'는 성경 말씀을 서슴없이 실천한다. 아미쉬를 연구한 한 학자는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자신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미쉬에 가서 사촌이 200명이 넘는다는 아미쉬의 아이가 되어 수많은 가족과 함께 성탄을 맞이하고 싶다. 기쁜 성탄 인사를 나누며.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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