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57) 주한 미국 대사는 “미국은 북한 지도부에 도발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며 “북한은 한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은 굳건히 함께 서 있으며, 이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일련의 한반도 긴장사태에 대한 미국 입장을 강조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그러나 “동시에 북한이 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길이 있다”면서 “북한이 2005년 9ㆍ19 공동성명 등 약속을 다시 지키겠다는 진정성을 보이면 우리 역시 그에 화답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인터뷰는 22일 오후 서울 주한 미대사관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관련기사 8면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사격 훈련에 대해 “통상적인 것이며, 북한 추가공격 억제를 위한 자위권 차원에서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또 사격 훈련 직전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과 청와대를 방문한 것에 대한 다양한 추측에 대해 “외교부, 국방부, 청와대 담당자를 접촉하는 것은 대사의 일상 업무”라며 “외교와 군이 관련된 사안은 샤프 사령관과 함께 가서 협의한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비롯한 워싱턴의 대응이 이례적으로 즉각적인데 대해 “한미 동맹은 이 지역뿐 아니라 전세계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가 아직 효과를 거두지 못한 점에 대해선 “2011년을 앞둔 한반도에서 인간적 비극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책임이 북한 지도부에 있다는 사실은 (한국일보)독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이 변화하고, 한반도가 비핵화하며 화해를 이루어 통일을 포함하는 미래가 한민족의 손에 달려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21세기 세계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까지 지닌 훌륭한 협정”이라며 “‘다이내믹 코리아’란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역동성까지 부여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미국 비밀 외교전문 가운데 주한 미대사관에서 작성된 것이 1,980개라는 지적에는 “외교관에게 중요한 신뢰 관계가 훼손돼 곤혹스럽다”고 짧게 언급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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