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변신, 이 보다 색다를 수 없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에 있는 '아난티클럽 서울'의 이야기다. 기존의 리츠칼튼 CC를 완전히 부수고 다시 지은 곳이다. 골프코스도 완전히 바꾸었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가 보통의 골프장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아난티클럽 서울을 운영하는 에머슨퍼시픽은 금강산의 골프장과 함께 남해힐튼리조트를 가지고 있다. 모던한 느낌의 남해힐튼의 디자인을 아난티클럽 서울에서 느낄 수 있다. 아난티클럽 서울의 클럽하우스 또한 남해힐튼을 지었던 건축가 민성진씨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지에 낮게 깔려 지은 건물은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물씬 풍기고 있어 잘 지어진 미술관을 보는 듯하다. 클럽하우스는 단순히 조형미를 잘 갖춘 건축물만이 아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코너를 돌고 벽을 지날 때마다 의외의 공간을 만나게 된다.
여행 레저면에 웬 골프장 이야기냐 하겠지만 아난티클럽 서울의 클럽하우스는 골퍼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호텔이나 리조트처럼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일반에 개방돼 있다. 수준급의 레스토랑과 독특한 콘셉트의 라운지가 갖춰져 있고, 야외수영장과 테니스코트도 마련됐다. 골프를 치지 않더라도 클럽하우스를 즐길 수 있다.
골프치기 힘들어지는 겨울, 아난티클럽 서울은 겨울 레포츠의 무대로 변신한다. 꽁꽁 언 넓은 연못의 해저드에선 스케이트와 썰매를 타고, 전동카트가 달리는 길에선 눈길트레킹을 한다. 드라이브를 날리던 티박스에서 미끄러져 내려간 눈썰매는 단숨에 그린으로 올라가고, 넓은 페어웨이를 개썰매가 쌩하니 내달린다. 얼음이 얼어붙은 수영장엔 크리스마스트리가 반짝이며 겨울의 낭만을 선사한다.
아난티클럽 서울의 겨울 레포츠는 31일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클럽하우스 바로 옆, 잣나무 9번 코스의 해저드가 스케이트와 썰매를 지칠 얼음판이 된다. 호수를 둘러싼 하얀 피부의 자작나무에는 수만 개의 꼬마전구가 불을 밝힌다.
자작나무와 잣나무 숲을 지나는 코스로 스노트레킹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눈길을 걸을 수 있는 특수 신발인 설화와 스틱이 제공된다. 스노트레킹은 이색적인 그늘집인 맥퀸즈를 지난다. 영화배우 스티브 맥퀸을 테마로 한 숲속의 카페다.
눈이 내린 골프 코스 위에 마련된 눈썰매 프로그램도 흥미를 끈다. 티박스에서 미끄러져 내리면 파4홀의 길이를 지쳐 그린 위까지 미끄러져 들어간다. 눈썰매로 즐기는 홀인원이다.
가장 이색적인 것은 개썰매다. 시베리안 허스키와 말라뮤트 등 썰매견과 교감을 나누며 눈길을 내달리는 색다른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6마리가 한 조를 이뤄 2명을 태운 썰매를 끈다. 총 4개조 24마리의 썰매견이 대기하고 있다.
스케이트 썰매 이용료는 어른 3만5,000원(어린이 3만원). 스노트레킹의 설화, 스틱 대여료는 어른 8,000원(어린이 6,000원). 눈썰매장은 어른 1만원(어린이 8,000원). 개썰매는 2인 탑승 기준 3만원이다. www.ananticlub.com (031)589-3456
가평=글·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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