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1일(현지시각)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 재해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지역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특히 침수 및 산사태 위험지역 중 한인들 거주지역이 많아 피해가 우려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날 컨,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 버나디노, 샌 루이스 오비스포, 툴라리 등 주 남부의 카운티들에 대해 악천후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로스엔젤레스(LA) 타임스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는 최근 폭우가 이어지고 있는데 LA도심의 경우 지난 6일간 연간 강우량의 41%에 해당하는 156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LA카운티 내 탠바크플래츠 지역은 무려 46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당국은 "계절의 영향으로 대규모의 찬 공기 기단과 따뜻한 공기 기단이 이 지역에서 충돌해 엄청난 수증기를 만들고 있다"며 22일까지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LA 외곽 구릉지대인 라캐나다 플린트리지와 라크레센타에서는 22일 시간당 50mm의 폭우가 예보되면서 산사태 위험이 커지자, 경찰이 이 일대 232가구에 대해 대피 명령을 내렸다. LA카운티 재난대비 당국은 "대피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사태의 위급성을 설명했다.
샌디에이고에서도 폭우로 소렌토 밸리 지역 기차역이 폐쇄되고 라졸라 지역의 도로가 산사태로 폐쇄되면서 경찰이 수십 가구 및 사업체를 대피시켰다. 샌디에이고 인근 멕시코 국경지역에서는 강물에 고립된 밀입국자 3명이 경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되기도 했다.
21일 하루 동안 홍수로 고립된 이재민 9명을 구조한 오렌지 카운티 보안관실의 한 관계자는 "비가 더 내리면 대규모 산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지만 이 행운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남부는 특히 최근 잇단 산불로 토사를 지탱해 주는 초목이 대부분 사라져 산사태의 위험성이 한층 높은 상태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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