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최고의 스타들만 모인다는 홍명보 재단의 자선축구경기(25일 오후2시 서울월드컵경기장). 이번에는 2명의 여자축구 스타가 초청됐다. '작은거인' 지소연(19ㆍ아이낙 고베)과 여민지(17ㆍ함안대산고)가 주인공이다. 한국축구의 별들이 모이는 자리에 지소연과 여민지가 초대됐다는 것만으로도 두 축구여왕의 올 시즌 대활약을 짐작할 수 있다.
'효성과 함께 하는 쉐어 더 드림풋볼 드림매치2010'에서 사랑팀의 여민지는 여태껏 항상 뒤쫓아갔던 희망팀의 지소연에게 처음으로 선전포고를 했다. 그는 "골을 넣기보다는 (지)소연 언니가 골을 못 넣도록 하겠다"고 너스레 떨었다. 세계여자축구의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둘의 운명적인 첫 맞대결은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언니 지소연이 먼저 '사고'를 치니 동생 여민지가 이어 받아 '대형사고'로 연결했다. 마치 절묘한 킬패스를 이어 받아 대포알 슈팅으로 골망을 크게 흔든 셈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일궈낸 '감동의 드라마'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여자축구의 붐을 주도했다.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지소연은 스타탄생을 알렸다.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지소연은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해 '세계 3위 신화'를 이끌었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건 최초였다. 또 8골을 넣은 지소연은 득점 2위에 올라 실버슈를 받았고, 최우수선수 부문 2위로 실버볼의 영광도 차지했다.
9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는 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우승 낭보가 들려왔다. 여민지의 독무대였다. 무릎 부상임에도 무려 8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우승에 기여한 여민지는 한국축구 최초로 골든슈와 골든볼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난적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쳐 감동이 배가됐다.
또 지소연은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010년 여자축구 전성시대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지소연은 여자축구 최초의 아시안게임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빛나는 재능으로 인해 미국무대에서 러브콜까지 받았던 지소연은 미국의 신인 드래프트 무산으로 인해 미국행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지만 일본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동생 여민지는 '2010 대한민국 국회대상'에서 올해의 스포츠상을 받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여자청소년 선수상도 차지하며 주가를 올렸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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